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산 너머에 해가 느릿하게 올라올 때쯤, 우리 집도 같이 깨어났다.
마당에 놓인 고무대야에서 물소리가 찰박거리더니, 엄마가 먼저 한마디 하셨다.
“오늘 감자 좀 캐자. 비 오기 전에 다 해놔야지.”
아들은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쓰고 투덜거린다.
“감자는 어제도 캤잖아... 감자도 쉬어야 하는 거 아냐?”
그 말에 아빠가 툭 웃으며 장화를 쓱쓱 끌어 신었다.
“감자는 쉬는데, 농사는 안 쉰다~”


결국 세 식구 모두 밭으로 출동.
아빠는 호미질, 엄마는 감자 담을 컨테이너 정리, 아들은… 그냥 구경 담당.
그러다 흙 속에서 동글동글한 감자가 쏙 쏙 튀어나오자
아들이 괜히 신이 나서 외쳤다.
“와! 이거 완전 재밌어 보이는데?”
“오늘 저녁은 감자전이다.” 그 한마디에 아들은 갑자기 일꾼 모드로 바뀌었다.
점심 무렵, 마루에 앉아 차가운 보리차를 마시며
엄마가 조용히 말했다.
“그래도 이 동네가 좋지 않냐.”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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